蔡旻佑(채민우, 차이민요), 1986년 11월 12일생 (으허헣 나랑 동갑 하악). 국립대만사범대 음악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으며 2009년 여름에 졸업했다.
영어 이름은 Evan Yo다. 특이하게도 영어 이름에 자신의 성인 Tsai가 아니라 Yo를 썼다. 내가 채민우를 보고 '별난 녀석이구나' 하고 느꼈던 건 바로 이 이름 때문이었다.
대만에 가기 전 한참 비륜해 아륜이 팬이신 씨우메이님 블로그에 들락날락거렸는데, 그때 블로그 메뉴 중 하나의 이름이 '채민우'였다. 나는 거기서 자료들을 조금 보면서 약간의 관심을 가졌었다. 그리고 대만 생활 초기 음반가게에 출근 도장을 찍던 시절, 민우의 2집 앨범을 발견하고 '아, 얘구나. 잘생겼네'하고 생각했다.
노래방에 가서는 민우 뮤직비디오 (2집 수록곡 '2人'으로 기억)를 봤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我回來了'를 들었다. 그때부터 노래가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채민우에 꽂히게 된 것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09년 2월 정월대보름이었으니, 이때 타이베이 등불축제 개막식에 민우가 축하 공연을 온 것이었다!! 나는 민우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공연 가서 맨 앞에서 민우를 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관중들은 민우 노래도 잘 모르는 듯한 썰렁한 분위기에서, 민우는 분위기를 띄우려고 무대를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총 3곡을 불렀다. 관객과 끊임없이 호흡하려는 가수로서의 그 모습에 홀딱 반한 것일까. 나는 그 공연을 보고 나서 바로 레코드점으로 가서 민우의 1집과 2집을 샀다. (그리고 몇일동안 굶었다...)
<2009 타이베이 등불축제 채민우 - 我回來了>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같이 민우 노래를 듣고 영상을 찾아 보고, 가사를 외우면서 민우에 대해 알아 나갔다.
채민우는 어려서부터 악기를 배우며 음악을 했고 2001년, 무려 중학교 때 대만의 소니뮤직에 발탁되었다. 본격적으로 노래, 악기 및 작곡 공부를 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키워졌고, 오종헌이 진행하는 그 유명한「我猜我猜我猜猜猜」에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2005년 방영한 나지상 서희원 주연 드라마 <轉角遇到愛>에서 민우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我可以'가 알려졌다.
그리고 2006년 10월, 마침내 데뷔앨범 <19>를 발매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채민우 1집 <19>, 2006년 10월 발매나는 앨범 제목만 보고 응 뭐지? 하악 이랬으나 알고보니 이때 민우가 만 19세여서...아 녜...-_-;;;;
드라마 OST로 먼저 이름과 노래를 알린 뒤 발표한 데뷔앨범이었고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이미 2006년 상반기에 역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TANK가 주목받았던 상황이어서(나는 TANK도 좋아라 한다*_*) 채민우는 TANK의 뒤를 이어 2006년 하반기에 주목받는 신인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졌다.
소년의 감성으로 작곡하고 부르는 노래들은 신선함과 함께 새로운 실력파 뮤지션의 등장이라는 기대감을 안겨 주었다. 곡에서는 락과 발라드에 클래식의 느낌을 주는 성숙한 시도를 한 반면 가사에서는 만 19세의 소년이 아니면 부를 수 없을 것 같은 풋풋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짝사랑하는 여인네를 데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여주고 싶다는 我可以, 성 밖에서 나는 무너지려 하지만 성 안에 있는 그대는 병사들에게 둘러쌓여 있어 나를 볼 수 없다는 城外, 슈퍼맨은 집에 없어요 超人不在家 등, 요런 만 19세 미소년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부르니 제격인 노래들로 채워져 있는 앨범. 너무나 신인 답고, 만 19세 답다.
데뷔앨범 치고는 완성도가 높으며, 성숙하면서도 여전히 어린듯한, 어른이 되고 싶지만 또 아이이고 싶은 사춘기 소년이랄까... 개인적으로 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좋아하는 곡은 我可以, 城外, 我想要說, Can you hear me...?
채민우 2집 <搜尋蔡旻佑>, 2008년 7월 발매내가 대만에 막 도착했을 때 한참 홍보하던 앨범이었다. 민우가 1집에서 여리고 풋풋한 소년이었다면, 2집에서는 성숙한 미청년!이었다. 보라! 1집에서는 바이올린을 들고 웃고 있었으나 2집에서는 저렇게 기타를 잡고 한껏 폼을 잡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2집에서는 타이틀곡부터 시작해 좀더 강하고 펑키한 락을 시도했다.
2집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락은 락대로 강해지고, 발라드는 발라드대로 더욱 깊이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발라드에서는 자신의 전공인 바이올린을 발라드에 본격적으로 접목시켰다. 곡들마다 각기 다른 편곡을 시도해 곡 저마다의 개성도 뚜렷하다. 예를 들면 2人은 곡 전체를 피아노 반주로 채웠고, 愛?는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다 락으로 끝나는 식이다.
아쉬운 점은 타이틀곡인 我回來了가 표절 시비에 걸렸다는 것이다. 민우가 워낙 미국이나 영국 등의 음악을 좋아하고 Green Day 같은 밴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보니,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런 영향이 좀 과하게 드러났던 게 아닌가 싶다. 아직 다른 음악의 영향을 받고 그것을 소화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드는 데에 미숙했던 게 문제였다고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좋아하는 곡은 Stay with Me, 2人, 愛?, 我用一首DEMOg跟你告白 XD
채민우 3집 <寂寞,好了>, 2009년 10월 발매
6월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 가수'에서 '프로 가수'로 전향하는 기점에서 발매한 앨범(이라고 소개함 ㅋ). 특이한 점은 이전 1,2집은 전곡을 다 직접 작곡했으나, 이번 앨범은 수록곡 중 4곡만 스스로 작곡하고 나머지는 다 작곡가에게 받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打不倒的孩子(내가 제일 좋아한 곡;)는 번안까지 했으니... 참 웃긴게 노래를 쭉 들었을 때는 다 좋았다가 작곡가에게 받은 곡이라는 걸 확인하니 김이 확 빠지는 느낌이었다. 난 왜 이렇게 작곡 자체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건 이따가 이야기하고...)
민우가 1,2집에서 소년의 재기발랄함과 여린 감수성을 노래했다면 3집은 다소 차분하게 자신의 주변 사람과 자기 자신, 인생을 돌아보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타이틀곡 제목부터 寂寞, 好了, 혼자 남아 외롭게 되었지만 한번 잘 견뎌 보겠다고 노래하고 있지 않은가. 확실히 3집은 1,2집의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몸도 언제 그렇게 키워가지고는 자켓사진에서 불끈불끈 *_* (님하;;;)
1,2집이 곡들 사이에 편차가 심해서 좋은 곡은 미치도록 좋고 아닌 곡은 그냥 심심했다면, 3집의 곡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평준화됐다. 다만 그래서인지 딱히 튀는 곡이 없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그나마 打不倒的孩子랑 愛是對的(무려 五月天의 瑪莎 작곡!) 정도가 1,2집의 재기발랄함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3집이 조금 아쉬웠다. 성숙함이 곧 차분함은 아닌데... 이 앨범에서는 전곡 작곡이라는 욕심을 버리고 작곡가에게 좋은 곡을 받아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원래 자기가 다 작곡을 하던 녀석이 갑자기 작곡가에게 받아서 부르니, 뭐랄까... 원래 민우만이 가지고 있었던 소년의 재기발랄함이 사라졌다는 느낌이랄까?
좋아하는 곡은 打不倒的孩子, 我的寶貝, 愛是對的, Hey!
내가 민우의 노래를 좋아하게 됐을 때는 내가 막 대만을 떠나야 할 때였다. 2009년 2월, 나는 반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의 대만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친구들과 함께 할 시간이 하루씩 줄어들 때마다 내 마음도 조금씩 조각이 나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었으니,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번 만나자는 친구들의 연락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지나가는 하루를 붙잡고 싶었던 2009년 2월, 집에 있을 때는 늘 민우의 노래를 틀어놨고, 슬픈 발라드를 들을 때마다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곤 했다. 슬픈 노래 가사가 꼭 자기 마음 같다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민우 1,2집 발라드야 다 주옥같은 곡들이지만, 특히 내 마음을 아려오게 했던 노래는 바로 2집의 히트곡 "Stay With Me"였다.
蔡旻佑 - Stay with Me
找遍世界 想找一種永遠 온 세계를 뒤져 영원을 찾고 싶어
在你周圍 想留住時間 너의 곁에서 시간을 붙잡고 싶은 걸
Stay with me, 留你在我身邊 내 곁에 남아줘
把勇氣放進心裡面 把一切不可能實現 용기를 마음 속에 담아 두고는 어떤 것도 실현할 수 없어
Stay with me, 不准讓你走遠 널 멀리 보내지 않을래
世界那麼善變 愛是唯一的不變 세상은 바삐 변하지만, 사랑은 유일하게 변하지 않아
아...ㅠㅠ 눈물 좀 닦고... 민우의 전공인 바이올린 연주가 전주부터 슬픈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노래는 민우가 광고했던 阿薩姆奶茶의 삽입곡으로 쓰였다. 이 노래 가사가 왜 이렇게 좋았던지 대만을 떠나기 3주 전부터 이 구절을 메신저 대화명으로 적어 넣기도 했다.
지금도 민우 1,2집을 듣다 보면 대만 생활이 생각난다. 팬클럽 친구들, 동아리 친구들, 어학당 사람들과 함께했던 추억, 大郭랑 거닐던 야시장과 大郭가 나를 데리고 갔던 嘉義 大林의 평원, 南投의 산골 마을과 台東의 바닷가 마을, Kumu언니... 특히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어 거의 우울증에 걸릴 뻔했던 2009년 2월의 나날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그땐 하루 하루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 평소에는 쓰지도 않던 일기장을 매일 밤 빼곡히 채워뒀었다. 지금도 힘들 땐 옛날 다이어리를 꺼내들고 그 시절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설렘을 느끼며 살았었나를 돌이켜 본다. 6개월의 대만 생활은 내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자 나의 힘의 원천이다. 내가 즐거울 때, 힘들 때, 삶에 지쳤을 때 언제든 돌아가 예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피안의 공간과, 내가 찾아가면 언제든 맞이해 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이다.
채민우는 1월 5일 군입대를 했고, 11개월을 복무한다고 한다. 민우가 앞으로 3집에서처럼 자신의 자작곡과 작곡가의 곡을 적절히 섞은 앨범을 발매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전곡을 다 작곡할 것인가 궁금해진다. 싱어송라이터의 능력에 감탄하는 나로서는 전곡을 다 작곡해서 민우다운 앨범을 만들었으면 하지만... 어찌되었건 민우가 자기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무럭 무럭 커주길 바란다. (니 애기냐;;;) 나와 동갑인 녀석이 이렇게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당당하게 가는 걸 보면, 나도 더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우야!! 내가 기자 되어서 꼭 인터뷰하러 갈게!! 기다리렴 격하게 사랑한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1집, 2집, 3집. 민우야 나 니 앨범 다샀어 으허허허허허허헣 ㅋㅋㅋㅋㅋㅋㅋㅋ